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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기자회견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 (ft. 콩쥐가 이겨)

BYMYPEN 2024. 4. 26. 21:13

최근 며칠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민희진 기자 회견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다. 그녀를 배신자로 몰아가던 여론이 돌아서 그녀를 '민다르크'라고 칭하는 등 일부 사람들을 팬으로까지 만들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민희진 프로필

그녀는 서울 여자 대학교 시각 디자인과를 나왔다. 2002년도에 Sm공채로 들어가 소녀시대, f(x), 엑소, 레드벨벳 등의 그룹들을 실험적 콘셉트를 주도하였다. 

2018년도 하반기에 일종의 번아웃으로 퇴사를 하게 되었으며 당시 빅히트 엔터네이먼트(현재 하이브)의 걸그룹 론칭 및 총괄 담당 임원으로 입사하게 되었다. 

현재 하이브 산하 레이블의 ADOR CEO이자 총괄 프로듀서이다.

 

민희진 사태 간단 요약 (기자회견)

3시간 가까운 기자회견이 왠만한 영화보다 재미있었다고까지 말하는 그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 보자면, 우선 그녀는 경영권 찬탈에 대한 마음이 단 0.1프로도 없다고 말한다. (여느 직장인들처럼 직원들과 상사 뒷담화를 했을 뿐) 그리고 그 이후 이어지는 그녀의 설명은 그 주장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했다.

그녀의 주장에 의하면 sm을 퇴사하자마자 직원들도 잘 모르던 사표 수료를 어떻게 알고 하이브측에서 연락이 왔다. 주선자를 통해 만나게 된 방시혁 의장과의 만남은 여느 유능한 인재를 스카우트하는 일반적인 과정과 같이 훈훈한 분위기 속에 그녀의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재 하이브) 입사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민희진은 이미 자신의 커리어로서는 정점을 찍고 번아웃을 겪었으나 여느 일 중독자들이 그렇듯 자신이 잘하는 일을 놓을 수는 없었고 이제는 돈보다는 자신이 원하고자 하는것들을 성취하고 이루어 나가려고 하였다. 

sm에서 사장 자리까지 제안했지만 자신과는 결이 다른 회사를 떠나고자 하였고, 방시혁 의장과의 만남으로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가진 동료를 만났다고 생각했고 그와 함께 이루어 나가고자 하였다. ( 혼자 회사 설립도 고민했으나 재정적인 문제, 또한 여자 오노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쾌한 제안 등을 겪고 그들의 비위를 맞추면서 단독 회사를 설립하기 싫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와의 사이가 벌어지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그의 표리부동한 태도에 그녀는 점점 처음 가졌던 그에 대한 신뢰를 점차 잃어버리고 내부적으로 다른 이견차에 골은 깊어갔다.

갈등이 고조된 계기는 민희진의 내부고발때문이었다. 그녀가 피땀을 들여 정성을 다해 만든 '뉴진스'를 방시혁 의장이 직접 프로듀싱한 '아일릿'이 모방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그들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하게 되었고 그녀는 갑자기 경영권 찬탈 의혹으로 하이브로부터 고발을 당하게 된다.

여론이 그녀를 하이브의 은혜를 입고도 배신한 배은망덕한 사람으로 몰아가던 중 민희진은 대대적인 기자회견을 하며 여론을 뒤집게 되었다. 하지만 추후의 하이브 대응을 통해 진흙탕 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희진 기자 회견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

 

1. 대한민국의 많은 직장인들 애환 대변

그녀가 기자회견 중 쏟아낸 여러가지 유행어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는 부분이 상사들은 골프 치고 술 마시러 다닐 때 자신이 법인 카드로 쓴 것은 야근으로 시켜 먹은 배달의 민족뿐이라는 것이다. (진실은 배임이 아니라 배민이라는 것)

 

2. 능력있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제약에 대한 공감

적어도 기자 회견에서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경영권 찬탈이라는 야망적인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저 자신의 일에 빠져있는 일 중독자이면서도 자신의 커리어를 성취해 나가려는 한 예술을 사랑하는 창작자의 모습이었다. (자신의 창작물? 에 극진한 애정을 가진)

스스로 단독 사업채를 차린다고 하여도 실력적으로는 문제가 없으나 대한민국에서 회사를 경영하기에는 그녀에게 제약이 많아 보였다. 앞서 민희진이 언급했듯이 sm을 나와서 자신의 방향성이 이미 너무 확고했기에 회사를 차려 볼 마음도 가졌지만 투자자들로부터 받게 된 불쾌한 경험은 그녀가 결국 빅히트 엔터테이너로 가도록 만들었다.

이전부터 한국에 '바지 사장'이라는 단어가 존재하는 것을 보면 여성으로서 사회생활을 하는데 대한 제약으로 생겨난 단어일 것이다. 지금도 뚜렷하게 눈에 띄지 않을 뿐이지 여자로서 가지는 사회적 성공의 한계의 선은 어디든 존재하는 듯 하다. 

결국 자신만의 길을 찾아 뉴진스를 통해 이례적인 업적을 일구어 내었으나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모함으로 인해 회사를 나가기를 종용하는 고발장이었다.

 

3.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정의에 호소

완벽한 사람은 없다. 민희진이 잘못을 한 점도 있겠지만 그녀가 걸어온 길이 증명하듯 그녀는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과 뚜렷한 소명 의식이 있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엔터 쪽 일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 보고자 하는 소신이 있었다.

콩쥐 팥쥐 이야기에서 온갖 계모와 언니들이 가하는 수난을 딛고있는 콩쥐와 같이 자신의 일을 꿋꿋이 해왔고 해 나가고 있는 그녀의 말에 사람들은 공감을 하였다. 불평등이 만연한 세상에서도 콩쥐를 응원하는 마음 한편은 누구나 가지고 있듯이..

 

4. 아이를 대하는 어른의 성숙한 태도

경제적 이득 앞에 모든것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되는 것이 흔한 세상에서 그녀는 자신이 키워낸 뉴진스 그룹의 아이들을 대하는 면에서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본인의 말에 의하면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아이들을 놓지 않았고, 그러한 자신의 약점을 이용해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는 상황에 대해 부당하고 억울함을 느꼈지만 그러한 이야기들을 아이들에게 생색낼 수는 없지 않냐고 눈물을 흘렸다.  

엔터 쪽의 어른들의 욕심으로 인해 순수하고 꿈 많은 아이들이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그녀의 마음이 말 한마디 한마디에 배어 있었다. 

 

글을 마치며...

물직적인 이득을 위해서 '가치'가 얼마든지 경시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 세상에서 사람들은 그녀의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가치들을 발견한 듯 하다.

직업에 대한 소명 의식, 자신이 할 수 있는 한계 내에서 더 나은 사회를 이루는데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신대로 행동하고, 불공정에 맞서서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소중한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는 일 등 모두들 마음속 한켠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생각 해 볼 수 있었기에 그녀의 인터뷰가 이렇게 어떤 개봉 영화보다 핫한 이슈가 되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