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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판 더 글로리' 표예림 사망 사건 전말, 안타까운 죽음

BYMYPEN 2023. 10. 12. 05:21

 

어제 뉴스 기사를 보던 중 가슴 아픈 소식을 접했습니다. 12년간 학교 폭력을 당했던 표예림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기사였어요. 표예림 씨가 더글로리 드라마를 보고 처음 목소리를 내었을 때부터 일일이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과거를 털어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응원했었는데 갑작스러운 소식에 참 많이 속상했습니다.

 

사건의 발달

 

 제목을 더 글로리를 넣은 이유는 표예림 씨가 세상에 용기 내어 학교 폭력 피해자임을 밝힌 계기가 '더 글로리'라는 작품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도 더 글로리를 다 본 것은 아니지만 내용을 한국에 모르는 사람이 없었죠. 여러 면으로 화제성이 높았던 작품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하나의 사회적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불과했겠지만 직접 12년 동안 학교 폭력을 겪은 사람에게 그 작품은 드라마 이상이었습니다. 주인공에게 자신을 투영했고 자신 역시 가해자들에게 연락을 취하여 그들과 화해하든 용서를 하든 무언가 과거의 나를 마주하려는 용기를 주게 되었죠. 

 

사건의 전개

 

 하지만 현실은 드라마와 같지 않았습니다. 연락한 가해자들에게는 진심 어린 사과는커녕, 조롱과 비난을 감내해야 하였고, 오히려 자신의 상황을 이용해 다른 목적이 있는 것처럼 2차 가해를 가하기까지 하였죠.

 비록 정의 구현을 원하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가해자들이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일은 있었지만 그것은 잠깐에 불과했던 것 같습니다. 법적으로 처벌하기에 증거를 모으기도 힘들었고 이미 너무 오래 지난 일이기에 공소 시효도 만료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공소시효 만료법을 폐지하고자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 역시 한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싸움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표예림 씨는 자신의 과거의 억울함을 덜기는커녕 가중되기만 했죠. 

 더 글로리는 높은 작품성과 우수한 연기로 모든 상을 휩쓸고 있었지만 실제 그 사건을 겪은 한 소녀는 여전히 혼자서 아무도 주목해 주지 않는 곳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여우 주연상의 수상 소감에서도 작가와 감독, 연출에 대한 감사를 전했지만 실제 이 드라마의 모티브가 되는 학교 폭력에 대해서는 아무런 메시지를 전하지 않더군요. 

 

결론

 

 '용서'는 상대방이 한 행위를 모두 덮어준다거나 과거의 일을 없던 일로 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Forgiveness의 핵심 의미는 Giving Forward라고 하죠. 과거로부터 얽매임을 끊어내는 것입니다. 타인이 나에게 한 나쁜 행동으로 인해 내가 구속되고 괴로움을 당하는 걸 끊어내겠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에게 무언가를 바라거나 복수하려고 하는 마음은 나를 두 번 처벌하는 것과 같다는 말을 하죠. 

 표예림씨가 가해자들을 잊을 수는 없었겠지만 어렸던 자신을 안아주고 보듬으며 미용사로 자신의 일에 자긍심과 보람을 느끼며 살아갔으면 어땠을까..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남습니다. 

 참 귀하고 소중한 생명을 잃은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하며, 과거의 힘듦으로부터 괴로움을 겪고 있다면 다시 한번 우리가 어떻게 그 과거를 마주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 생각해 보고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